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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살면서 달라진 태도와 습관

by 파리 아는 언니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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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 10년 전에 쓴 글을 보고 많이 웃었다. 여행자 명함을 만들었다니!

지금 생각하면 미쳐도 예사로 미친 게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비스니스 관계에서도 이미 서로의 연락처를 알고 있다면 굳이 명함을 주지 않는다. 정말 '나에게 연락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지 않은 상대라면 명함을 안 준다. 명함이 없는 경우도 있고, 있어도 잘 안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 아시아와 비즈니스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익숙해져서 첫 대면에 명함을 내밀기도 하지만 어쨌든 서로 눈을 쳐다보고 이야기도 하기 전에 몸을 45도로 구부리고 명함을 내미는 것은 참 어색한 광경이다. 비스니스 관계에서도 그러한데 여행자 명함이라니 ㅋㅋ 너무 새로워 되게 인상에 남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당시에는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었다. 유럽여행 카페인 유랑에서 이런 여행자 명함을 만드는 회사가 이벤트를 진행했고 나는 거기에 당첨이 되어서 공짜로 만들었는데 사실 당첨이 안되었어도 내 돈으로라도 만들었을 것 같다. 당시에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사회 초년생이라 내가 일하는 조직의 로고가 들어간 명함이 마치 나의 신분이라도 되는 것처럼 명함이라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것 말고도 프랑스에서 살면서 바뀐 것이 많다. 



첫째, 아침은 단것을 먹는다. 

요즘은 많이 국제화가 되어 이 나라 사람은 어떻고 저 나라 사람은 어떻다고 말하는 것이 일반화하는 것 같아 잘 안하지만 그래도 외국에서도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프랑스인일 확률이 높다. 아침 먹을 때 단 것을 먹는다.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소시지나 계란 같은 것을 먹는다지만 프랑스는 커피나 차 한잔, 크로와상이나 빵오쇼콜라 또는 타르틴을 먹는다. 타르틴은 바게뜨 빵을 잘라 버터와 잼, 또는 누텔라 같은 것을 바른 것이다. 이런 시간조차 낼 수 없다면 핫초코렛을 먹기도 한다. 시리얼도 먹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시리얼 안에 초코렛이나 꿀 같이 단 것이 들어간 것이 많다. 나도 이제는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서 인근 유럽 나라에 출장을 가서 조식을 먹을 때 수 많은 음식이 놓여 있어도 손이 안간다. 그냥 커피와 크로와상이면 충분하다. 



둘째, 옷은 코드를 맞추어 입는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파리는 패션에 고장이라 모든 사람들이 옷을 화려하게 잘 입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작 출퇴근 길에 보면 다들 검은 옷을 입고 젊은 여자들도 정장에 책가방을 메고 비싼 가방이 아닌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것을 많이 봤다. 높은 굽의 신발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대중교통 안에서는 샤넬이나 루이비통 가방도 본 적이 없다. 특히 겨울에 살색 스타킹을 신고 치마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밤에 나가서 보니까 달랐다. 정말 영화에서나 본 등이 없는 옷, 짧은 치마에 샤넬 가방 같은 것들이 보였다. 프랑스 사람들은 날씨와 상황, 때와 장소를 가려서 맞는 옷을 입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예를들어 많이 걷는 하이킹을 가는데 바닥이 얇은 벤시몽 신발을 신고 온다거나 날이 추운데 살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다거나 정장을 입고 와야 하는 갈라 파티에 쪼리를 신고 오는 것 같은 ‘코드’가 중요하다. 비오는 날은 장화를 신고, 추운 날은 모자를 쓰고, 더운 날은 훌러덩 시원하게 입어준다. 친구들끼리 만나 클럽에 갈 때는 운동화를 신는다. 

 

셋째, 아기나 애완동물에 귀엽다고 달려들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지나가는 아기나 강아지, 고양이에게 귀엽다고 하면서 쓰다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흔하지 않다. 모르는 사람의 아기나 애완동물에게 귀엽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은 없는데 실제로 아기를 낳아 길러보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우리 아이에게 귀엽다고 말을 걸거나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만지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 인지는 우리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으니 잘 알 것이다. 단순히 아기의 위생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보통 아기도 성인과 같은 한 인격체로 보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걸지 않는 것이고 함부로 귀엽다 못생겼다 하며 외모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뜬금없는 집에서 보는 일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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