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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천의 얼굴 파리지엔느 까미유 꼬땅(Camille Cottin)

by 파리 아는 언니 2021.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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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말로 '미친년', '재수없는 년' 정도에 해당하는 프랑스 어는 꼬나쓰(Connasse)이다. 다른 사람을 함담하거나 길에서 싸움이 났을 때 자주 들리는 말이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다보면 미친 듯이 운전하는 차들이 있는데 그 때 운전자가 여성일 경우 내 입에서도 이 말이 자주 튀어 나온다. 

 

몇 년 전 까날플뤼스(Canal+) 채널에 Connasse라는 미니 시리즈 방송물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어떤 재수없는 빠리지엔느를 과장해서 미친 짓을 하는 몰래 카메라 였다. 얼핏 봤을 때 뭔가 히스테릭 한 것 같아서 안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전 넥플릭스에서 Dix pour cent (Call my agent,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이라는 드라마를 보게되었고,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특히 주인공인 안드레아가 마치 연기를 하는 게 아니고 진짜 인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착착 붙게 연기를 해서 더욱 빠져나올 수 없었다. 3일만에 시즌 4까지 끝내버렸다. Connasse 미니 시리즈도 다시 보았다. 영화로도 나왔다고 한다. 영국 켄징턴 궁에 기어 올라가 해리 왕자를 불러내기도 했다. Connasse영화의 한 장면을 위해서 인데 이 영화도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보랏(Borat)과 좀 비슷하다. 

 

그때부터 까미유 꼬땅(Camille Cottin)의 팬이 되었다. 그녀는 78년생으로 연극에서 활동하던 희극인인데 요즘 프랑스 영화계를 활보하며 주가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다. 19년에는 6개의 영화를 찍었다고 하니 대단하다. 그녀는 가식이 없는 투명한 사람, 위트있고 본성 자체가 웃긴 사람, 너무 두려움이 없어서 마치 내일이 없는 것 같이 사는 사람, 열심히 일 하는 사람, 자신감이 높은 사람,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쎈언니이면서도 우아함이 드러나는 말그대로 우리가 좋아하는 빠리지엔느의 모습을 다 가지고 있다. 

 

Dix pour cent에서 까미유 꼬땅은 매 에피소드마나 프랑스에서 최고 유명한 배우들과 연기를 했다. 그들의 에이전트(매니저) 역할을 하는 것인데, 나라면 상대가 너무 거장이라 조금 떨리고 주눅도 들 것 같은데 전혀 그런 기색없이 연기를 해내는데 보기에 아주 편안했다. 연기를 잘하는니 못하느니 나는 평가할 자격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 연극을 볼 때, 연기자가 너무 자기를 드러내면 보기에 불편하다. 극중 역할이랑 연기자 사이에 간극이 있어서 뭔가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을 먹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까미유 꼬땅의 작품을 보면 까미유 꼬땅은 없고 극중 역할만 있다. 연기라는 생각이 안들어 더욱 몰입하게 된다. 

 

 

 

사진 출처 텔레라마
사진출처 텔레라마 

극중 레즈비언 역할을 너무 실감나게 해서 실제로도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남편이 있고 아들도 둘이 있단다. 나는 왜 쎈언니들이 좋다. 특히 우아한 쎈언니가 좋다. 나의 블로그가 어느 길로 갈 지 아직 모르겠는데 내가 좋아하는 우아한 쎈언니들 이야기를 모아볼까 생각 중이다. 나처럼 불의를 잘 참고 세상에 순응적인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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