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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나올까?

by 파리 아는 언니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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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7년에 37세의 나이로 대통령이 되었다. 1977년 생이니까 올해로 45세다. 

전임 대통령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이 한창 선거 준비를 하던 2012년에 선거캠프에서 일을 하고, 올랑드가 대통령이 된 후에는 경제부 장관을 했다. 2016년에 좌파도 우파도 아닌 새로운 당 전진(En Marche)을 창당해 공무직을 퇴사하고 정치활동을 시작, 2017년에 대통령에 당선된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당시 대선 후 분석을 살펴보면, 프랑스 사람들도 거대 양당이 장기적으로 집권하고, 젊은이들의 실업률은 높아지고 경제는 나빠지는데 기존의 정치인들은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말싸움만 하고 있으니 젊고 새로운 바람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들 한다. 

 

마크롱은 대통령이 된 후 잘 한 것도 많지만 고난도 많았다. 

 

- 왕정 주의자인 약간 미친 시민에게 뺨을 맞았다.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고 이야기하는 행보를 자주 보였는데 결국 뺨을 맞았다. 뺨을 때린 범인은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았다. 

- 호주에 77조원어치의 핵잠수함을 팔고 계약을 했는데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동맹(Aukus)에 의해 계약이 파기되는 역대급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사실 프랑스는 세계 3위의 무기 수출국이고 이게 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 경제부 장관때 이미 계란을 한 번 맞은 적이 있는데 지난해에 또 계란을 맞을 뻔했다. 

- 노란쪼끼노란 조끼 시위, 안티 백신 시위... 무슨 시위든 시작은 다르나 끝은 안티 마크롱이다. 노란 조끼 시위도 자동차 세금 인상을 발화점으로 시작해 소비력(Pouvoir d'achat) 감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더니 결국 시위대가 지나간 자리에는 마크롱 사진에 눈을 파고, 마크롱 퇴진을 촉구하는 벽보와 쓰레기만 남았다. 

 

- 얼마전 인터뷰에서 코로나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할 것 (엉메르데, Emmerder)이라는 말을 해서 큰 파장이 있었다. 이 단어는 심한 욕까지는 아니더라고 대통령이 사용하는 품격의 단어는 아니다. 똥과 관련된 단어이다. 그래서 또 한 번 시위대들이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왜 사람들이 당신을 싫어하는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단합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하면서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분노와 증오, 그리고 배짱을 가진 나라다”라고 자신에 대한 혐오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마크롱이 민심을 얻는 법

 

토론, 대화

마크롱은 정말 말을 잘한다. 물론 엘리트 출신이고 똑똑한데, 너무 바른 말만하고 똑 부러지니 오만해 보이기도 하여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가 지난 5년간 다른 대통령과 다른 특별한 것을 했었다. 노란 쪼기 시위대가 거의 1년 넘게 매주 지속되고 전국으로 번지는 지지율 대참사를 겪은 후 전국을 샅샅이 돌면서 대토론회를 했다. 지방 중소도시까지 돌면서 시청, 군청에 직접 주민들을 모아 놓고 질문에 일일이 답했다. 7시간 넘게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장기간 그렇게 하더니 지지율이 올랐다. 물론 코 시국 동안 대국민 담화를 너무 자주 하고 할 때마다 국정 성공 사례 자랑을 해서 차기 대선 준비하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마크롱 대통령은 젊은이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 mcfly et carlito라는 유튜버들을 엘리제궁에 초청해 영상을 찍기도 했다. 정책 홍보 영상이 아니라 그들의 채널에 대통령이 초대된 식으로 해서 게임을 하는 거였다. 웃긴 이야기를 해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맞추는 농담게임 같은 거다. 그러면서 엘리제궁 정원에 헤비메탈 그룹을 초청해 공연하게 하고, 이 유튜버들을 공군 전투기 체험을 하게 해 주었고, 방송 도중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파리 생제르맹(PSG)의 천재 공격수인 킬리안 엠 바페에게 휴대전화로 실시간 통화를 반말로 하는 등 뭔가 젊은이들에게 친구 같은 이미지를 주려고 노력했고 성공했다. 틱톡에 와이셔츠에 넥타이가 아닌 면티셔츠를 입고 나와 촬영을 하기도 했다. 

 

혁신

나이도 젊고, 정치적으로도 획기적인 새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며 여러 면에서 혁신을 좋아하는 마크롱 대통령은 내각 구성도 혁신적으로 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었던 것은 경쟁 당의 브뤼노 르메르를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 

브뤼노 르메르는 내각 교체 때도 바뀌지 않고 2017년 마크롱이 당선 된 직후부터 임기 기간 5년 내내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자신을 계획없는 정치인이라고 욕하던 사람이지만 장관으로 임명했고, 브뤼노 르메르 장관도 참 착실히 일을 잘하고 있다. (가끔 우리 나라 대선 후보들이 서로의 정책을 생각도 하지 않고 덮어놓고 비방할 때, 공약도 없는 후보는 인기가 높고, 어떤 정책을 내세우고 싶은지 아이디어가 많고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후보들은 당 규모가 적어 관심 밖인 상황을 볼 때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3위나 4위 후보들이 장관으로라도 나라를 위해 일 하면서 자기가 내세운 좋은 공략은 실천할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꾸어본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서, 

 

한국에서도 마크롱이 나올 수 있을까?

- 국민들이 가족에 대한 가십 등에 휘말리지 말고 정말로 '공략'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도 부인이 연상이라서 가십이 많았지만 그런 중요하지 않은 루머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공략과 정책 토론으로 승부했다. 

- 37세 대통령은 안나온다. 헌법이 이를 막고 있어서다. 

- 마크롱이 선거에 나왔을 때는 기존 양대 정당이 힘을 못쓰고 있었다. 10%대 정도밖에 안 나왔다. 

 

한국에서 마크롱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안철수나 심상정이 이끄는 제 3, 제4 다른 능력 있는 당들과 이들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 공략에 더욱 주목해서 당선이 되면 좋겠지만 안되더라도 국정을 이끌어가는 데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지금 해외에서 보는 온라인 한국의 정 지면 기사들은 모두 '말꼬리 잡기 싸움 보도'이다. 스포츠뉴스도 아니고 누가 이기고 지나의 싸움구경으로 몰고 간다. 그렇게 되면 후보들이 더 포퓰리즘적인 빈 공략만 남발하게 된다. 실제로 앞으로 5년간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 정책 공략에 집중해서 지면을 사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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