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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성 대통령 후보 수두룩

by 파리 아는 언니 202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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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그렇지만 프랑스도 한창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4월 10일이니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는 유독 여성 후보가 많다. 프랑스는 여성의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이고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여자들의 천국 같아 보이지만, 사실 여성이 선거권을 가진 것도 1946년부터이고, 여태껏 여자 대통령이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선거에 여성 후보들이 유난히 많이 나왔다. 

 

(보수. 공화당) 발레리 페크레스

프랑스 공화당은 샤를 드골이 만들고 조르주 퐁피두,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대통령을 배출한 대형 정당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민의 힘 같은 보수정당이고, 이 당에서 첫 여성 후보가 나온 것이다. 일드프랑스(한국으로 치면 서울 경기) 주지사인데 경영 그랑제꼴 중 최고인 HEC와 ENA(국립 행정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이다. 이중 ENA는 명문대 중 명문대, 명문대의 할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을 비롯해 정치인, 고위 공무원들을 배출한 곳이고, 그런 엘리트를 배출하기 위해 1945년 전쟁 후 샤를 드골에 의해 세워졌다. 엄청 똑똑한 사람들만 모아놓은 여기에서 2등으로 졸업했다고 하니 공부를 엄청 잘했나 보다. 

 

 

(진보. 사회당) 안 이달고

사회당은 현 마크롱 대통령의 전임인 프랑수와 올랑드를 탄생시킨 대형 진보당이다. 훌륭한 정치인들을 많이 배출했다. 그런데 올랑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이후로 이 당은 거의 망해가고 있다. 안 이달고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4% 정도의 지지율만 받고 있다. 파리 시장으로서 자연친화적인 자전거 중심의 도시로 싹 바꾸고, 2024년 파리 올림픽 유치 성공 등 여러가지 공적이 많지만 안따까운 현실이다. 파이팅 하세요

 

(진보) 크리스티안 토비라

크리스티안 토비라는 올랑드 대통령 당시 법무장관을 지낸 인물로 동성결혼 합법화에 큰 공헌을 했다. 1952년생으로 올해 70세 인데 아주 센 언니로 진보 쪽에서는 열혈팬이 많고, 보수 쪽에서는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프랑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대테러를 당한 후 테러 요주 인물들 중 이중국적자의 프랑스 국적 박탈할 것인가 말 것인가 등 당시 올랑드 대통령과 의견이 맞지 않아 사표를 던지고 자전거를 타고 떠났었다. 토비라는 2013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에겐 보스가 없다. 내 양심이 유일한 보스다”라고 했다. 퇴임 직후 “때론 저항하기 위해 머무르고, 때론 저항하기 위해 떠난다”라고 썼다. 이번에 대통령 후보로 나오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듣는 정부'를 만들고 싶다며, 청년 실업 해결 공략을 내세웠다. 

 

 

 

 

(극우. 국민연합) 마린 르펜

마린 르펜은 국민전선의 전 대표였던 장마리 르펜의 딸이자 전 프랑스 국회의원 마리옹 르펜의 외모이다. 1986년에 국민전선에 가입하였고 곧바로 지방의회 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하였다. 현재 우익 포퓰리즘의 대모다. 이번 대선 공약으로도 이민자 수를 대대적으로 줄이겠다고 한다. 아무튼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근거 없는 말로 대중들을 선동하여 표심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프랑스인과 결혼하면 자동으로 프랑스 국적을 얻는다 (문제가 많다는 식)는 등의 카더라 수준의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나 같은 외국인이 인터넷만 쳐봐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전직 변호사라는 사람이 왜 이러는지, 일부러 무식한 척 하는건가 싶다. 마린 르펜이 하는 말에 하도 무근거 거짓말이 많아서 한 언론에서는 그가 한 말을 팩트 체크하여 O, X로 보여주는데 이런 것은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해주면 좋겠다. 링크 

 

Ce que dit Marine Le Pen : la compil’ du vrai et du faux

Europe, immigration, sécurité… Avant le débat d’entre-deux tours, retour sur les arguments de la candidate du Front national, vérifiés au fil de la campagne. IMMIGRATION ❌ « Les Français ont parfois moins de droits en France que des étranger

www.lemonde.fr

지난 선거에서 엠마뉘엘 마크롱과 결선까지 갈 정도로 큰 표를 얻었지만 올해는 이 사람보다 더한 극우 포퓰리즘 후보 에릭 제무르가 나타나 표를 나눠가지게 됐다. 

 

이러나 저러나 나같이 한국 국적을 지키려고 프랑스 국적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은 선거권이 없다. ㅋㅋ

내가 세금을 내는 곳이 프랑스니까 대통령 선거를 하고 싶어 국적을 신청할까 고민도 했지만, 나는 한국인인 것이 더 좋다. 

 

한국과 프랑스는 대통령 선거 시기가 비슷하다. 2017년에도 1주일 정도밖에 차이가 안났고, 올해도 한 달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난다. 선거철이 되면 나 같은 한국 국적의 교민은 정보는 프랑스 현지의 선거 관련 후보, 공략, 정책토론 등을 많이 접하지만, 투표는 주불 한국대사관에 가서 한국 대통령을 뽑는다. 그래서 일부러 한국 뉴스를 유튜브로 찾아보고 있다. 프랑스 후보들이 TV에 나와서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어떤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방송을 보다가 한국 뉴스를 보면 자기 이야기 보다 자꾸 상대 후보를 헐뜯는 모습이 더 많이 보여서 아쉽고 속상하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자기의 매력을 한 껏 보여주는데 시간을 투자해도 모자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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