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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카카오는 왜 웹툰으로 프랑스에 진출할까?

by 파리 아는 언니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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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패션, 영화, 관광, 와인.... 프랑스 하면 뭔가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것들이 강할 것이라는 클리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외국에서 보는 프랑스는 과거 1900년경 벨 에포크 시절에 다져진 이미지도 있고, 20세기에 굳혀진 이미지도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프릴 달린 흰 원피스를 입고 인상파 그림에 나오는 여자 같은 이미지나 에디뜨 피아프의 샹송을 들을 것 같은 그런 것들은 사실 현재 프랑스 이미지와는 거리가 멉니다. 

 

지금 프랑스 젊은이들은 꾸스꾸스, 케밥, 비빔밥 같은 외국 음식을 아주 잘 그리고 자주 먹고, 비디오 게임을 하며, 틱톡을 하며,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전 세계 여느 젊은이들과 생활모습이 비슷합니다. 요즘 프랑스 어린이들은 포켓몬 카드를 모으고, 청소년들은 나루토를 봅니다. 얼마전 한국경제 신문 온라인 판에서 카카오가 프랑스에 웹툰으로 진출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서점에 만화 코너 사이즈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보았는데, 이런 대기업이 진출할 정도라면 규모가 어느정도 되는지 궁금해서 프랑스의 만화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1. 프랑스인들의 만화사랑

 

프랑스인들의 만화 사랑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유행 정도가 아닙니다. 지난 1월 27일 Franceinter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팔린 책들 중 1/4이 만화류라고 합니다. 이중 1/2는 Manga, 즉 일본 만화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이는 엄청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2012년에는 12%, 2020년에는 18% 였습니다. 종류별로 봤을 때 일반 문학이 25%, 청소년 책이 22%라고 하니 만화류의 판매가 어마어마합니다. 2021년에 팔린 만화책이 8천5백만 권으로 권수로만 보면 2020년에 비해 60%가 증가했습니다.  이는 약 8억 9천만 권으로 1년 만에 2배가 늘었습니다. 일주일에 1백6십만 권 이상 팔리는 셈입니다. 이중 일본 만화가 4천7백만 권으로 반 정도 차지합니다. 3억 5천3백만 유로 (약 4천8백억 원)의 가치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나루토'로 27만 5천 권이 팔렸습니다. '원피스'는 4백만 권이 팔렸습니다. 프랑스산 만화인 아스테릭스는 1백만 권이 팔렸습니다. 

일본 만화는 프랑스에서도 Manga라고 부릅니다. 


2. 프랑스에서 웹툰은 어느정도? 

 

재미있는 것은 한국산 Webtoon도 그냥 웹툰이라고 부릅니다. 

BFM TV의 보도에 따르면 2011년에 설립된 프랑스 웹툰 회사 Delitoon이 60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2019년에는 프랑스 방송국 TF1이 개발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Webtoon이라는 단어의 프랑스 내 구글 검색 수의 증가 추세는 '파도'가 아니라 '쓰나미' 수준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내 웹툰 시장의 50% 이상이 한국산이라고 하니 실제로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특히 웹툰의 주요 소비자층은 10대 청소년들이라고 합니다. 책장을 넘기는 형태가 아닌 웹페이지 스크롤을 내리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으로 보는 만화로 지하철을 정복했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웹툰이 유행하고 산업이 발전한다고 만화책 시장이 죽는 것이 아니며, 영화와 방송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들과 상호 발전하는 것처럼 만화와 웹툰도 서로 윈윈 하며 발전할 것이라는 의견이라 전망도 밝다고 합니다. 

 

 

구글 트렌드 Webtoon 검색추이

 


3.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프랑스에는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이 있습니다. 앙굴렘은 별볼일 없는 산업도시였는데 만화 하나로 연 20만 명이 찾는 유명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매년 1월에 열리는 이 축제는 전 세계 만화 관계자 6000-7000명, 기자들이 약 800명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1974년에 시작한 이 축제는 당시 시의원이 만화 작가들의 작품을 소규모로 전시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문화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규모를 키웠습니다. 이후 깐느 영화제 등과 함께 프랑스 5대 국제 문화 행사로 성장했습니다. 만화 팬들이 저자의 사인을 받을 수 있는 축제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만화가들에게는 시상식을 통해 전 세계로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출판사 관계자들에게는 라이선스 계약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비즈니스의 장입니다. 2023년에는 앙굴렘 시 근처에 만화를 주제로 대형 테마파크를 오픈한다고 합니다. 연 44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2년 앙굴렘 국제 만화 축제 공식 포스터

 

이제 왜 카카오같은 대기업이 프랑스에 진출하는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일단 프랑스인들의 만화 사랑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특히 아시아 만화는 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웹으로 볼 수 있는 만화 웹툰은 한국에 비해 초기 단계라 성장 가능성이 높고, 또 앙굴렘 만화 축제 등 프랑스 뿐만아니라 다른 나라로 진출 할 수 있는 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궁금하여 혼자 조사하고 혼자 추측해 봅니다. 

 

참고

https://www.franceinter.fr/culture/un-livre-sur-quatre-vendus-en-france-est-une-bande-dessinee-succes-porte-par-les-mangas#:~:text=En%20tout%2C%2047%20millions%20de,march%C3%A9%20de%20la%20bande%2Ddessin%C3%A9e.

https://www.bfmtv.com/people/bandes-dessinees/tout-comprendre-le-succes-des-webtoons-les-bd-numeriques-venues-de-coree-du-sud_AN-202106260029.html#:~:text=Avec%20pr%C3%A8s%20de%20500%20millions,existent%20depuis%20maintenant%20quelques%20ann%C3%A9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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